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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출장 기록

[기록 2014.08.27] 케냐 출장 후 스몰토크, 케냐 에볼라? 케냐 치안?

작성일 : 2014.08.27

예전회사 근무 때 케냐 출장 다녀온거 블로그에 있어서 퍼옴

그 때 당시 케냐에 살아보고 싶었는데 지금은..... .... 가기도 싫다... 

젊은 땐 새로운거면 다 좋았던 시절 같다 ㅎㅎ

 

여행이 아니라 3박 4일의 짧은 출장이었지만 값진 시간을 보내게 되어 사람들과 함께 나눈 스몰토크와 다니며 든 생각들이 잊혀질까 남겨본다.

 

1. 가족이 생기고 먹거리만 있다면 몸바사에 한 3년 정도 살아보고 싶다.
한국인이 거의 없는 휴양과 항구의 도시. 시원한 바람의 감촉이 45도 두바이에 있으니 벌써 그립다. 조금 더 잘 사는 나라에서 가난한 나라에 왔다고 위엄 떨어가며 살고 싶은 건 아니고 그냥 이방인들 속에 자유를 만끽해보고 싶다.

2. 영어로 흑인을 칭할 땐 Black people보다 African으로 부르는 것이 Respect한 표현이라고 한다. 

3. 남아공과 케냐의 길거리 행인들의 표정이 비교된다. 남아공African은 분노와 억울함이 묻어나는 인상. 케냐African은 상대적으로 순박하고 더 나은 삶에 대한 체념(?)한 느낌이 들었다. 남아공 흑인들의 연간 소득이 4000불 하지만 5명 중 1명인 백인들의 연간소득이 40000불로 10배 수준이다. 케냐는 기득권 외 95%가 절대 빈곤층이고 평균소득이 1050불. 둘 중 누가 더 행복한지는 알 수 없다. 나보다 10배 더 버는 허연인종을 매일 바라보며 사는 남아공 african들보다 4 배 못 벌어도 다 함께 못 사는 케냐사람들의 표정이 일단은 조금 더 밝다.

 

 

4. 짐꾼들을 보면 가슴이 짠한다. 신발도 없이 바지 한장입고 수레를미는 모습...어딜가나 도보통행자가 넘친다. 치안의 경우 남아공은 예측불허의 권총강도 및 도로에서의 하이재킹을 조심, 케냐는 예상외로 노상강도는 많지 않다고 하지만 대신 주말에 쇼핑몰 갈 때 테러가능성을 염두에 둔다고 한다..

5. 운전 중 소가 길을 막기도 한다.

6. 부족간 갈등 이야기 "키쿠유"라는 부족이 케냐의 major이고 한번도 대통령 자릴 놓친적 없다고 한다. 계산이 빠르고 정치적이고 기득권을 놓지 않아 타 부족 사람들이 많이 씹어되지만 들이받기도 힘든 상황. 나의 지인 피터형은 루야 라는 부족출신, 명예를 중시하고 부지런하고 머리가 좋다고 하는데 함께 일 해보면 의심의 여지가 없다. (오바마 대통령은 루오족 출신으로 루야족과 한 뿌리) 사실은 21세기에 부족(Tribe) 얘기하는게 내겐 컬쳐쇼킹이다. 경상도 전라도를 전경도로 바꿔 지역대통합 아이디어를 낸 허경영을 케냐로 보내서 부족대통합의 장을 마련하길..ㅋㅋ

 

7. 교민은 900명 정도라고 하며 자세히는 모르겠지만 살기 괜찮을 것 같다. 사진을 보니 나도 나이를 계속 마니마니 먹어가고 있다. 가리지 않고 올릴수가 없네.. 따봉하는 형이 피터 형.

 

 

9. 주의사항! 공항에서 이미그레이션 통과 후 Born to be 짐꾼 같이 생긴 흑형이 패스포트 까라고 하면 무조건 까는게 좋다. 공항시큐리티인데 겉모습이 허접해서 짐꾼으로 착각하고 훠이훠이~ 손사레 쳤더니 팔목 잡혀 밀실에 끌려가 20분동안 취조 당했다. 짐가방 다 풀라 그러고 ㅠ ㅜ 선물로 사온 데이츠 초콜렛보너니 이거 헤로인이지?라며 마약유통업자로 몰더니 넌 진짜 Bad manner, bad guy이고 내일 당장 한국으로 보내 버리겠다고 협박까지.. 돈 달란 소린지? 영어 못 하는 척 "마이프렌드 몸바사 아이원투고" 일단 돈은 안주고 이것만 반복하다가 무사히 풀려났다. 한국인이면 타겟으로 다 겪는 일 인줄 알았는데 나중에 현지 고수들한테 물어보니 우리는 그런적 없는데 왜 객지와서 깝쳤니?? 여권보여주지 그게 뭐가 힘들다고.ㅋㅋ 라며 놀림.. 이런 아프리카 박사님.. 충고 감사합니다만 그냥 "헐 진짜 대박" 좀 해주도... 근데 진짜 외국에선 항상 방어적으로 나가는게 좋을 듯 하다..

 

 

아프리카는 운송이 오죽 힘들었으면 "We believe, We deliver"일까 

운송 당연히 해야하는 건데 우린 운송할 수 있단 걸 믿는다구~ 이게 광고 슬로건임 ㄷㄷ

 

10. 몸바사서 나이로비로 가는 비행기에서 킬리만자로(5895m)산을 봤다. 킬리만자로는 높이에비해 코스가 평탄해서 오르기 쉬운 산. 하지만 방심하다 고산병 걸려 기절하는 산. 5690m까지는 쉬운데 마지막 200m는 너무 험해서 정상을 앞두고 포기하는 사람이 많은 뒷심 없으면 못 오르는 산.. 일일 출입료가 100불하는 비싼 산.. 케냐와 탄자니아서 킬리만자로를 여자 산이라 부르고 마운틴케냐(5190m)를 남자 산이라 부른다고 한다. 이유가 짐작이 간다.. 참고로 마운틴케냐는 오르기가 더럽게 힘들다는 평.. 내년 휴가때 킬리만자로 정상에 다녀올 계획...

 

11. 몸바사에 출근하다가 Porto jesus라는 어디서 많이 본 성 유적지가 있었다. 오만에 가면 널려있는 성들이랑 똑같이 생겼다. 오만 사람들은 잘 알지도 못하는 이방인도 손님이랍시고 집으로 초대해 사돈에 팔촌까지 불러 대접하는 이런 천하의 천사같은 사람들인데.... 알고보니 18~19세기 몸바사와 탄자니아 잔지바르까지 배타고 내려와 뼈따구 굵고 근육탄력 쩌는 흑형들 데려다 노예무역을 했다는 믿기지 않는 역사가 있었네...

12. 케냐 로컬맥주는 "터스크" 힘센 코끼리라는 뜻... 고소한 맛? 맛있다.

13. 로컬풋은 엄청 단순.. 야마초마라는 돼지 소 염소 등 네발달린 동물고기를 그냥 삶은 요리. 쿠쿠초마는 치킨요리 그리고 니맛내맛도 아닌데 잊지못할 우갈리(옥수수전분으로 만든 떡).. 식당가니 밥먹기 전에 직원이 손씻으라고 바게쓰에 물까지 떠왔다 ㅜ ㅜ

14. 나이로비에는 키베라라는 세계 3대슬럼가가 있다. (다른 두 속은 필리핀 톤도와 브라질 리오에 있음) 이 곳 과 담장 하나를 둔 곳에 세계적인 골프장이 있다는 아이러니... 시간이 없어 못 보고 와서 많이 아쉽다. 빈곤을 관광거리로 삼는 것은 옳지 않지만 눈에 담고 잊지 않고싶은 리얼 월드의 장면이다.

15. 엄마한테 출장 간다고 얘기하고 나 지금 케냐당 라고 카톡했더니 우리아들 캐나다(canada) 갔다고 동네에 자랑하셨네... 거기 선진국말고 아프리카 얼마 전에 대한항공 이 에볼라에 지려서 노선 끊은 그 곳말야 ㅜ ㅜ 내 팔자에 선진국 없다..

케냐는 에볼라포비아 때문에 손해보는 관광수입이 엄청날듯.. 지금 수백만마리의 물소떼들이 탄자니아 세렝게티에서 케냐의 마사이마라로 넘어가는 중(물소떼도 국경에서 패스포트스탬프 받는 상상하며 피식..) 매년 이맘 때 그 장관을 보려고 오는 관광객들이 엄청난데 올 해는 한량하다고...... ㅠ ㅠ

발원지인 서아와 거리가 한국 인도정도의 먼 거리고 잠복기가 짧아 감염자가 빠르게 분별되며 공기 중 감염이 되지 않는다고 하니... 환자 1명 나오지 않은 케냐서 에볼라보단 말라리아, 간염, 뎅기열 걱정하는 것이 더 현실적인 것 같다. 에볼라 치사율과 증상이 워낙 끔찍하니 무서운건 사실이다. 어쨋든 난 무사히 잘 다녀왔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