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여행, 출장 기록

[기록 2007.07.01] 방글라데시 사람들 과연 행복한가?

작성일 : 2007.07.01

대학생 때 쓴 글인데 손발이 오그라 들지만 어카이브 목적으로 올려둠

아는 것도 없는게 있어보이려고 쓴 티가 나서 손발이 오그라들어 다 읽지도 못하겠다 ㅠㅠ

 

-----------------------------------------------------------------------------------------------------------------------------

 

당시 현지 신문 기사에 뜸 ㅋㅋ
당시 다카 밀레니엄 대학교 홈페이지도 없어서 홈페이지 만들어주고 옴...;;;

 

 

희망의 단념을 행복이라 할 수 있는가?

 

봉사활동에 지원하며 팀원들에게 지원국으로 방글라데시로 하자고 졸란 이유는 스쳐본 통계자료하나 때문이었다. 런던정경대학 그리고 심리학자 로스웰이 2002년에 조사 발표한 행복지수 순위에 의하면 방글라데시의 행복지수가 세계에서 제일 높은 것으로 발표되어 세간의 이목이 집중 되었다.

 

한반도의 2/3만한 국토에 인구는 1억 4천이 넘는 세계에서 인구밀도가 가장 높은 나라, 상수도 오염율 세계 1위(양치물도 생수로 해야 했고 정전 났을때는 정화시설이 가동되지 않아 샤워도 해서는 안됬다...) , 1인당 GDP 400달러 미만에 세계에서 가장 살기 힘든도시2위로 수도"다카"가 선정되는 등 정말 세계에서도 손 꼽히는 최빈국의 국민들이 가장 행복하게 살아가고 있다는 것은 "물질적인 가치가 반드시 행복의 척도가 아니다."라는 말을 강력히 뒷받침 해주는 훌륭한 사례가 되곤 했다.

 

호텔에서 바라 본 다카 시내 전경 ㄷㄷ

 

자세히는 모르겠지만 이 통계자료는 아마 "현 생활수준에 만족이 곧 행복"이라는 명제아래 진행된 것으로 보인다. 방글라데시에 한달동안 체류하며 그들이 그렇게 가난함에도 불구하고 삶의 대한 만족도가 높은 이유에 대해서 곰곰히 생각 해봤고 많은 사람들과도 이에 대해서 대화를 나눠보니 다음과 같이 결론이 나왔다.

 

첫째는 만물의 이치가 "인샬라 알라"이다.

방글라데시의 종교는 무슬림90%, 힌두교 8%이다.

무슬림들이 자주 말하는 인샬라 알라의 의미는 If god wishes...

무슨일이 일어나더라도 신의 덕이고 신의 탓이다. 

방글라데시는 매년 홍수가 극심한 나라이다.

저지대에 가면 빌딩이 2층까지 잠긴다고 하는데 비가오면 지하에서 1층으로 올라가고 1층이 잠기면 2층으로 올라가고 2층이 잠기면 3층까지 올라간다. 매년 이런일이 일어나는데 절대 우리나라 사람처럼 스트레스 받지 않는다. 인샬라 알라 즉 신이 원하기 때문이다.

교통사고가 나도 밥을 굶어도 무언가를 잃어도 인샬라 알라 하나면 만사 Ok다. 그렇게 가난도 쉽게 받아들여 진다. 요즘은 좀 덜 하지만 어쨋든 이것이 만족의 가장 큰 뿌리이고 동시에 가난의 이유이기도 한것 같다. 예수는 "두드려라 그러면 열릴 것이다."라며 나로부터 세상을 바꾸기를 주문했다면 무슬림은 나로부터 세상을 받아들일 것을 주문한 것이 지금의 무슬림을 가난하게 했고 크리스찬을 부유하게 한것인지도 모르겠다.

 

 

둘째는 중산층이 없다...

인구의 소득계층을 분석해보면 상위 1%의 상류층과 6%의 중산층 그리고 나머지 93%의 빈민층으로 계층이 나뉜다. 상류층은 현재의 부를 유지하기 위해 살아가고 중산층은 상류층이 되자는 욕망으로 살아가며 빈민층은 하루 먹거리를 위해 살아간다. 상류층에게 부를 유지하는 일은 매우 쉬운일이며 빈민층은 "인샬라 알라"의 주체로 하루 먹거리 외에는 아무런 생각이 없기 때문에 큰 불만 없이 살아간다. 소수의 상류층은 논외로 하고 스트레스를 받을 소지가 있는 계층은 언제나 상류층으로부터 상대적인 부의 격차를 느끼며 신분상승의 기회를 노리고 있는 중산층 6% 밖이다. 우리가 대학에서 만난 학생들은 대부분 이런부류의 학생들이다. 이들 대다수는 해외로 가기를 강력히 희망하고 있으며 모든 요직이 상류층에게 세습되는 방글라데시의 폐쇄성에 좌절하고 있다. 현지에서 한인섬유협회 회장님께서 우리에게 "방글라데시는 우리에게 정말 무한한 가능성을 지니고 있는 나라다"라고 말한 것을 현지 대학생에게 들려줬더니 무척 흥분했다. 도대체 무슨 이곳에 무슨 기회가 있냐고.. 가난이 너무 지겹고 좋은 직업을 가지기 위해선 실력보다 아버지가 누구이며 돈을 얼마나 가지고 있느냐가 가장 큰 관건인 나라에서 무슨 기회가 있느냐고 반론했다.. "그냥 열심히 하면 되지.."라는 말을 해주고 싶었지만 전혀 위로가 되지 않을거 같아 침묵으로 답했다. 어쨋든 소득으로 볼때 중산층의 숫자는 갈수록 줄어들고 있지만 "좀 더 나은 삶"을 추구하고 희망을 가지고 있는 계층이 중산층의 정의라면 한국 국민의 대다수가 중산층이다. 부익부 빈익빈이 심해지면서 항상 못산다고 생각되고 불행하지만 잘 살고 싶은 욕구가 중진국 국민들이 느끼는 불만족의 원인이고 이런 계층이 6%밖에 없는 것이 방글라데시가 행복지수가 높은 이유이다.

 

결론적으로 더 나은 삶에 대한 희망을 단념한 것이 행복이란 말은 틀렸고 옳지 않다. 그렇게 생각을 해서는 안되며 참고할 가치가 없는 자료이다. 행복의 기준은 개인이 정하는 것이지만 눈 앞에 있는 생활에 대한 만족이 곧 행복일 수는 없다. 수능공부하면서 아직도 잊지 않고 있는 것이 있다. 밀의 질적인 공리주의 "배부른 돼지보다 배고픈 소크라테스가 낫다"이다. 인간은 인간답게 고상해야 하며 자신의 권리를 인지하고 꿈을 꾸는 삶을 살아야 한다. 20년 후의 꿈을 꾸며 그 꿈을 준비해가는 현재에도 만족하는 삶이 가장 행복한 삶이다. 그것이 돈이든 명예이든... 많은 실패와 좌절이 넘치고 극단적으로 자살까지 하는 이면이 있지만... 행복지수 상위권에 위치한 후진국들의 국민들은 실제로는 더 굶지만 만족한다는 점에서 배부른 돼지이고 잘 먹지만 항상 무언가를 갈망하는 우리의 정신은 배고픈 소크라테스이다. 물론 방글라데시에도 배고픈 소크라테스가 있고 한국에도 배부른 돼지가 있다. 하지만 보편적으로 배고픈 소크라테스가 많아서 불행하다고 생각하는 나라에 태어난게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행복지수의 비밀은 단지 꿈꾸는 권리를 지각하지 못한 93%의 빈민층에서 나오는 것일 뿐이다. 방글라데시에 다녀오고는 괜히 편한 직장에서 안빈낙도하는 삶을 살아가기 보다는 연금술사처럼 자신의 영혼을 담금질하며 이상을 쫒는 삶을 살아가자는 다짐을 했다.... 그것이 내게는 행복하기를......

 

 

 

아는 게 없어서 실실 쪼개는 것 밖에 할게 없던 시절 ㅋㅋ